그날의 비행 시간은

총 10시간 35분.

중간 경유도 없고,

이륙부터 착륙까지

꼼짝없이 한 자리에 있어야 하는 노선이었다.

좌석에 앉자마자

살짝 긴장한 나는

자연스럽게 옆자리를 확인했다.

낯선 외국인이었다.

안녕하세요 대신

서로 “눈인사”만 나눴다.

영어가 안 되는 나.

한국말이 안 되는 그.

우린 그렇게 말을 못 한 채

10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건, ‘미소’였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다.

나는 최대한 무표정으로

그는 약간 미소를 띠고 있었다.

기내식이 나왔다.

그는 포크를 건네며

손짓으로 “이거 필요해?” 라는 제스처를 했다.

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Thank you”가 아닌

그저 엄지손가락 하나로 대답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도

  1. “물 더 마실래?”
  2. “담요 필요해?”
  3. “이 영화 재밌어 보여?”
  4. 모든 대화를 우리는
  5. 눈빛, 손짓, 고개 끄덕임으로 주고받았다.

말은 없었지만

서로의 눈빛엔 말보다 더 많은 정보가 오갔다.


“말이 안 통하는데… 왜 이렇게 편하지?”

시간이 갈수록

그와의 조용한 교감이

은근히 따뜻했다.

음료 리필할 때 나보다 먼저 승무원에게

손짓으로 내 음료까지 알려주고,

기내식이 맛이 없었는지

같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기도 했다.

말은 단 한 줄도 주고받지 않았지만

우리는 어쩌면

옆자리 친구 이상이었다.

눈빛 하나에 웃고,

어깨 털며 인사하고,

같이 피곤해하고

같이 웃고 졸던 시간들.


착륙 전, 짧은 작별 인사

그리고 마음에 남은 따뜻함

비행기가 착륙하고

우린 나란히 일어났다.

그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두 손으로 잡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단어 하나를 입에 올렸다.

“Friend.”

그 순간, 뭔가 울컥했다.


말은 몰라도 마음은 통한다

그날 나는 알게 되었다.

소통은 언어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걸.

말보다 더 따뜻한 교감,

이코노미 좌석 안 좁은 공간에서

가장 넓은 마음을 만났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그와의 짧지만 깊은 교류를 기억한다.

언젠가 다시 만나진 못하겠지만

그의 ‘Friend’라는 말 한마디는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 유효하다.


✈️ 관련 해시태그

#기내에피소드 #외국인친구 #기내감동 #손짓대화 #기내커뮤니케이션

#언어장벽극복 #비행기일상 #여행중만남 #기내소통 #말없이통한순간

#기내에서생긴일 #감동후기 #비행기감성글 #여행중추억 #짧은인연긴기억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