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하루, 수고한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오늘의 나야.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어느새 하루가 저물고 밤이 찾아왔어.

아주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어쩐지 오늘은 너에게

말을 꼭 전하고 싶었어.

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생각보다 큰일이야.

어떤 하루는 유난히 길고,

어떤 하루는 이상하리만큼 허무하지.

그리고 오늘은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고단했던 날이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나는 알고 있어.

그런 하루 속에서도

넌 참 열심히 살아냈다는 걸.

눈을 뜨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하고,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낸 너.

대단한 성취가 없었다고 해도

무사히 지나온 하루를 정리하는 너의 손끝이

누구보다도 고맙고 다정하게 느껴져.

혹시 오늘은 마음이 조금 복잡했니?

말하고 싶지만 참은 일이 있었거나,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무너졌거나,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는

허전함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괜찮아.

그런 날도 있는 거야.

기분이 꼭 이유가 있어야만 정당한 건 아니잖아.

아무렇지 않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릴 수 있고,

작은 실수에도 괜히 자책할 수도 있어.

그런 너를,

나는 이해하고 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다독여주고 싶어.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

오늘의 넌 그 자체로 충분했어.

한숨도, 눈물도, 고요하게 웃는 얼굴도

다 너였기에 아름다웠어.

조금은 후회되는 일도 있었겠지.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할 걸,

좀 더 용기 냈어야 했나 싶었던 순간도 있겠지만

괜찮아, 그건 내일의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야.

오늘의 너는,

그저 여기까지 오느라 참 고생했어.

혹시 아무도 널 위로해주지 않는다고 느껴졌다면,

오늘만큼은 내가 너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줄게.

어떤 말보다 힘이 되는 말 하나,

“정말 수고했어.”

이 말을 가만히 마음에 눌러 담아봐.

그 말이 지금의 너에게 닿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이제는

잠시 모든 걸 내려놓아도 괜찮아.

불 꺼진 방 안에서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네 안의 피곤함도, 미련도

그냥 흘러가도록 놓아줘.

내일의 해가 뜨면

오늘보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조금은 나에게 친절한 하루가 될지도 몰라.

꼭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아.

우린 다시 시도할 수 있으니까.

좋은 하루는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

오늘의 너처럼,

다소 엉성하지만 진심으로 살아낸 하루라면

충분히 괜찮은 날이야.

이제 눈을 감고,

포근한 이불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그리고 나지막이 이렇게 말하자.

“내일도 잘 부탁해, 나.”

“지금 이대로도 참 괜찮아.”